목차
1. 애자일 개발 방법론이란?
2. 일주일에 27번 차량이 바뀌는 테슬라
3. 테슬라의 Agile NPI
4. 테슬라의 방식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1. 애자일 개발 방법론이란?
기존의 Waterfall 개발 프로세스의 느린 업무속도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Waterfall” 개발 방법론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애자일 방법론이 나왔습니다. 애자일 방법론이 등장하기 전까지 소프트웨어 개발은 길고 선형적인 프로세스였습니다.
애자일 방법론은 신속하고 변화에 유연하며 적응적인(adaptive) 소프트웨어 개발을 목표로 하는 다양한 경량 개발 방법론 전체를 일컫는 총칭으로, 개발 대상을 다수의 작은 기능으로 분할하여 하나의 기능을 반복(iteration)이라 불리는 단기 단위, 반복 주기를 채용함으로 위험을 최소화하는 개발 방법입니다.
기존의 문서 기반 개발 방법과는 달리 프로젝트 관계자 사이에서 필요할 때 직접 얼굴을 맞대고 즉각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일반적으로 애자일 개발팀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모든 참가자가 한 곳의 작업장에서 일하게 되는데요. 즉,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정의하는 고객, 테스터,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자, 기술 문서 기록자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또한 결함을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테스트를 강화하고, 개발 초기부터 테스트를 수행하며, 자동화된 테스트 및 배포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지속적인 시스템 통합을 수행합니다.
애자일 개발 방법론에서는 도구보다는 상호작용을, 문서보다는 소프트웨어 자체를, 계약 협상보다는 고객과의 협력을, 계획 준수보다는 변화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는 개발 원칙들이 공표되어있습니다.
2. 일주일에 27번 차량이 바뀌는 테슬라
waterfall 폭포수 모델은 전체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을 미리 탄탄하게 짜놓고 그에 따라서 일을 진행하기에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개선이 빨리빨리 이루어지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애자일 방식은 말뜻 그대로 기민하게 접근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동차 전체 부품을 나누고 나누어서 최소단위의 부품별로 개선사항이나 고객 요구사항을 매우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그때그때 만들고 보완한다는 뜻입니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의 신제품 출시 주기가 2년에서 4년이 걸리는 데 비해 테슬라의 제품 변경은 차량 모델별로 일주일에 27번이나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루 12시간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3시간에 한 번씩 차가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사진에 다 담지 못했지만 위 표는 2021년에 모델 3에서 일어난 주요 변경 사항에 대한 내용들을 담은 것입니다. 이러한 주요 변경 사항 외에도 차량 내부 인테리어 재질이 바뀐다던가(카시트 같은 것들), 부품을 고정하는 데 쓰이는 접착제의 종류나 볼트의 종류가 바뀐다던가, 혹은 OTA를 통해 펌웨어가 업데이트된다든가 하는 식의 소소한 변화까지 계산에 넣으면 차량이 일주일에 27번이나 변경, 개선이 된다는 겁니다.
그나마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 중 가장 빠르게 변화를 적용한다는 도요타마저도 범퍼를 바꾼다든가 하는 주요 변경 사항을 적용하는데 약 2.5~4년이 걸리는데요. 도대체 테슬라는 어떻게 업무를 처리하기에 이런 믿기 힘든 속도로 변경, 개선 사항을 적용하는 걸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테슬라의 애자일 NPI(Agile New Product Introduction) 즉, 기민한 신제품 도입 방식에 대해서 알아보아야 합니다.
3. 테슬라의 Agile NPI
예를 들어서 히트펌프를 차량에 장착하는 제조공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히트펌프를 차량에 장착하기 위해서는 가니쉬를 접착제로 붙인다거나, 히트펌프 주위에 플라스틱 트림을 조립하거나, 리벳을 사용하여 고정하기도 할 겁니다. 3시간에 한 번꼴로 차량이 바뀐다는 것은 작업자들에게 3시간에 한 번꼴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부품을 준다는 것과 같습니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라면 부품 변경이 일어날 때마다 라인을 중지하고 작업자들을 교육 시키고, 조립 장비를 다시 캘리브레이션하고 또 새로운 부품 업체를 선정하는 일들이 필요합니다. 그다음, 새로운 부품이 도입될 날짜를 미리 정해놓고 그 날짜가 되면 모든 자동차에 대해 동시에 새로운 납품업체의 부품으로 교체하는 식으로 제조를 하는 겁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러한 모든 과정을 3시간에 한 번씩 한다는 건데요. 작업자를 교육하고 조립 장비를 캘리브레이션하고, 새로운 부품 업체 선정에만 3시간이 넘게 소요될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우선 제조 공정의 일정 부분을 하나의 묶음으로 분류합니다. 이 공정에 필요한 부품을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자동으로 테스트하는데, 이 소프트웨어는 1초에도 몇번씩 업데이트가 된다고 합니다. 1초에도 몇번씩 업데이트가 되니 3시간에 한 번씩 부품이 변경되는 것도 소프트웨어에 연동이 됩니다. 이 프로세스를 DOR이라고 부르며 가끔 수작업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작업이 카메라와 머신러닝을 통해서 자동화 되어있다고 합니다.
DOR 프로세스는 이전 과정의 작업자 측면에서 보면 DoD가 됩니다. DOR과 DoD에서는 많은 테스트가 실시간으로 자동으로 이루어지게 되고 그 진행 상황은 공장 내 모니터나 작업자의 스마트폰 화면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공정으로 넘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한 히트맵이 신호등처럼 빨간불, 노란불, 녹색불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만약 다음 단계로 진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테스트를 통과한 버전의 라인만 진행을 계속한다고 합니다. 이 제조 공정에는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팀이 배치되고, 로봇이 일을 잘하는지 모니터링한다거나 로봇이 하지 못하는 필요한 수작업을 진행합니다.
공장 내부에는 새로운 제품 변화를 수행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로 제어되는 로봇인 라우터가 설치되어있습니다. 라우터 로봇 소프트웨어는 작업자의 스마트폰으로 컨트롤 되고 이 라우터 덕분에 3시간에 한 번씩 새로운 부품이 차량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차 한 대를 이 공정에서 빼내서 주차장 공터에 애자일 팀에게 가져갑니다. 이 팀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기계 공학 엔지니어 등 서로 다른 전공의 팀원들로 구성되어있고, 이들의 임무는 이 공정을 개선하는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개선 작업에 외부 부품업체가 필요할 경우에는 24시간 이내에 시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경우만 고려한다고 합니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에서 납품업체 선정 기준을 가격을 기준으로 선정한다면, 테슬라는 속도를 기준으로 선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4시간 안에 빠른 속도로 납품할 수 있는 납품업체가 별로 없을 수밖에 없어서, 테슬라는 대부분의 부품을 인하우스 방식으로 제조한다고 합니다.
이 애자일 팀은 보통의 경우 6명 정도로 구성이 되지만 1명이 될 수도 있고, 250명이나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 팀은 새로운 부품을 디자인하고 시뮬레이션도 하고 가끔은 납품업체와 통화도 하면서 일합니다. 3D 프린터로 부품을 만들기도 하고 물건들을 직접 자르고 붙이는 일도 한다고 합니다. 이 새로운 부품이 자동화된 테스트를 통과하게 되면 원래의 공정으로 다시 돌려보냅니다.
예를 들어, 이 개선 작업이 새로운 히트펌프를 적용하는 거였다면 이제 개선된 히트펌프를 적용한 차량은 오직 1대의 차량만 되는 것입니다. 다음날은 2대가 될 수도 있고, 그다음 날은 수십에서 수백대로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위 사진은 테슬라 공장 내부의 모습인데요. 위 사진에 있는 로봇팔들은 약 3시간마다 새로운 부품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위 사진에 나와 있는 로봇팔들은 유연한 팔을 가지고 있는데요. 새로운 공정이 프로그램되고 나면 이 로봇은 다른 부품을 잡을 수도 있게 됩니다.
노란색 박스 안을 자세히 보시면 부품들도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는 걸 보실 수 있는데요. 소프트웨어의 API처럼 이 인터페이스는 부품들이 차량의 접합 부위에 연결될 수 있게 해주면서도 차량 전체 시스템과 데이터를 공유하고 쿨링이나 열관리를 가능하게 한다고 합니다. 이 인터페이스는 최대한 간단하게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게 되고 언제라도 변경하기 쉽게 만들어서 부품이 변경되는 경우를 대비한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테스트 과정들을 모두 다 자동화함으로써 작업자들은 창의력이 필요한 문제해결과 관련된 일만 하게끔 하는 것이 테슬라 방식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은 아직도 생산 차량을 추적하는 데 종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애자일 개발 방식을 도입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여 어떻게 테슬라가 1주일 만에 27번의 개선사항을 차량에 적용할 수 있었는지 알아보았는데요. 하루에도 3시간에 한 번씩 부품이 바뀌니 한 테슬라 소유주가 받은 차량은 다른 테슬라 소유주와 부품이 다른 차량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3시간마다 다른 차가 생산되면 도대체 AS는 어떻게 받을 수 있냐? 라고 질문을 하실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생산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디지털 트윈 차량을 관리한다고 합니다. 테슬라 소유주와 같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디지털 쌍둥이가 테슬라 서버에 존재하는 것인데요. 소유주의 차량에 어떤 접착제가 쓰였는지, 어떤 볼트를 썼는지부터 해서 히트펌프 버전까지 모든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에 서비스받을 때 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서비스 센터 직원이 3시간에 한 번씩 바뀌는 차에 어떤 부품이 쓰였는지 다 알 수는 없지만, 이 디지털 트윈 정보를 활용한다면 유지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테슬라에서는 계속해서 부품이 개선되기 때문에 재고 부품을 관리할 필요도 없고, 서비스 직원에게 세부적인 교육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테슬라의 애자일 메인터넌스 모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애자일 개발 방법론을 차량 생산에 적용한 덕분에 테슬라는 다른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큰 타격을 받았을 때 테슬라는 유연하게 반응하여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테슬라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말은 많았지만, 구체적으로 왜 그런가? 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었습니다. 기존에 소프트웨어에서만 적용하던 애자일 개발 방법을 제조에 적용해서 하드웨어 수정을 소프트웨어 수정하듯 하는 테슬라이기에 그런 말들이 나왔고, 구체적인 내용은 직접 테슬라에서 일하신 분 덕분에 자세히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테슬라의 방식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처럼 개선하는 방식에 대해 저는 아주 획기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 중 그나마 빠르다고 할 수 있는 도요타조차 2.5~4년이 걸리는 신제품 도입 주기를 모델별로 일주일에 27번이나 한다면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그때그때 적용할 수 있고 앞으로 반도체 부족 사태와 비슷한 위기가 왔을 때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써 다른 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때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게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는 수많은 회사가 테슬라가 하는 방식을 따라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고객의 요구사항에 빠르게 대응하는 신속성과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위기관리 능력이 결여됨으로써 고객의 요구사항을 즉각 반영하지 못해 소비자들이 점점 외면하고,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위기가 닥칠 때마다 회사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테슬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테슬라의 가상 발전소(VPP)를 위한 메가 팩(ESS), 오토비더 시스템 (0) | 2022.09.17 |
---|---|
테슬라의 OTA 왜 다른 회사들은 OTA를 하지 않을까? (0) | 2022.09.13 |
보링 컴퍼니 왜 일론 머스크는 터널을 뚫을까? (0) | 2022.09.11 |
척 쿡 스타일 비보호 좌회전 해결! FSD Beta v 10.69 (1) | 2022.09.09 |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발표된 기술들과 원가절감 (1) | 2022.09.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