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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테슬라의 OTA 왜 다른 회사들은 OTA를 하지 않을까?

by 기입자 2022. 9. 13.

목차

1. OTA가 무엇인가요?

2. 다른 제조사들은 기술의 문제가 아닌 통신 규격의 문제

3. 기존 내연기관은 수직 통합이 아닌 협력사들과의 협업과 상생의 문제

4. 테슬라가 하는 OTA는 사실 불법?

 

 

1. OTA가 무엇인가요?

OTA는 Over the Air의 약자로 펌웨어 업데이트의 방식 중 하나로 컴퓨터에 연결하지 않고 Wi-Fi 등을 사용하여 무선으로 펌웨어 업데이트하는 기술을 뜻합니다.

OTA가 되는 테슬라
OTA가 되는 테슬라

OTA는 10년 이상 된 기술로 OTA 자체가 대단하지 않다거나 OTA는 어느 내연기관 업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OTA기술 자체만 본다면 오래된 기술이 뭐가 대단하다는 거냐고 질문하신다면 어느 정도 맞는 말씀입니다만, 자동차에서는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스마트폰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하는 것도 일종의 OTA로 많은 사람이 OTA를 통해서 업데이트가 필요할 때마다 Wi-Fi나 스마트폰 데이터를 통해서 무선으로 업데이트합니다. 옛날에는 컴퓨터에 직접 연결해서 필요한 게 있을 때마다 업데이트했었다면 요즘은 업데이트를 자동으로 설정해 놓으면 잠자는 동안에도 업데이트가 되는데요. 테슬라의 차량도 자고 일어나면 업데이트가 되는 OTA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 다른 제조사들은 기술의 문제가 아닌 통신 규격의 문제

현대 자동차의 OTA 출처: 현대 오토에버
현대 자동차의 OTA 출처: 현대 오토에버

현대 자동차와 같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도 OTA를 지원하기는 합니다만 테슬라처럼 업데이트를 통해 브레이크를 조정한다든가 하지는 못합니다. 내비게이션과 같은 지도를 업데이트해 주는 어찌 보면 무늬만 OTA인 OTA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내연기관 회사들이 OTA를 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의 통신규격은 CAN입니다. CAN 방식은 지금까지 자동차 회사가 가장 선호하는 차량용 통신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차 산업이 첨단화되고 자동차에도 첨단 기술이 접목되는 이 시기에 CAN 방식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CAN보다는 이더넷(Ethernet)이 더 높은 성능과 더 안전하고 더 효율적인 차량용 통신으로써 점차 CAN 통신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CAN은 저렴하고 노이즈에 강해서 여태까지 잘 쓰여 왔지만, CAN 통신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최대 1Mb/s(CAN FD : 최대 8~10Mb/s)로 제한되기 때문에 요즘 소비자의 요구 수준을 따라가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자동차 회사들은 차량에 더 많은 CAN Bus를 추가 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 해결은 차량 내의 통신 수요를 당장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반대로 테슬라가 사용하는 이더넷은 최대 약 1Gb/s라는 CAN 방식 대비 1000배 차이가 나는 빠른 데이터 처리량으로 기존의 CAN 통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최신 기술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차량용 통신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 기존 내연기관은 수직 통합이 아닌 협력사들과의 협업과 상생의 문제

복잡한 전봇대 사진송전탑
복잡한 CAN 통신과 이더넷의 차이

CAN 통신이 구닥다리이고 복잡하고 효율적이지 않은데 왜 이걸 바꾸지 않는 걸까요? 그것은 수많은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50~100년간 쌓아온 협력사들과의 관계를 바꾸는 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86년도부터 사용해온 CAN 통신 규격을 바꾸기는 힘듭니다. 테슬라는 자동차 설계 초기부터 OTA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처럼 내부 사정이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은 테슬라처럼 수직통합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규격을 바꾸고 싶다면 협력사들과 협력을 해서 기술 표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문제가 여기서 발생합니다. 제조사만 규격을 바꾸는 게 아니라 협력사들도 규격을 바꾸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협력사들의 모든 라인이 바뀌게 됩니다. 기존에 잘하고 있던 것을 다 엎어버리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면 비용적인 문제도 엄청나고 수익이 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릴 것입니다.

 

기존에 복잡하게 얽혀있던 전봇대의 선들을 모조리 통폐합하고 송전탑처럼 선을 깔끔하게 만드는 것은 필요는 하지만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에 있어서는 쉽지 않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규격을 바꾸고 싶다면 협력사들과의 관계부터 재고해봐야 할 것입니다.

 

4. 테슬라가 하는 OTA는 사실 불법?

컨슈머리포트의 기사
컨슈머리포트의 기사

2018년 테슬라는 컨슈머리포트에서 권장 사항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60 mph에서 152피트의 Tesla 정지거리는 컨슈머리포트에서 테스트를 해보았던 최근에 출시한 어느 자동차보다 훨씬 나빴고 Ford F-150 대형 트럭의 정지거리보다 약 7피트 더 긴 테스트 결과가 나왔습니다.

 

 

브레이크에 관한 일론의 트윗
브레이크에 관한 일론의 트윗

테슬라 오너가 일론 머스크한테 Model 3 Performance 모델은 RWD후륜구동 모델보다 브레이크 파워가 더 쎘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이에 일론 머스크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 브레이크의 성능을 한층 강화했다고 트윗을 해주었습니다.

 

재검사 후 컨슈머리포트의 권장 사항에 합격한 테슬라
재검사 후 컨슈머리포트의 권장 사항에 합격한 테슬라

테슬라에서 OTA 업데이트 이후 컨슈머리포트에서는 다시 테스트하여 브레이크 정지거리가 20ft(약 6m)가 감소한 것을 확인하고 테슬라가 컨슈머리포트의 권장 사항을 통과했다고 다시 기사를 냈습니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오류와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문제가 아닌 브레이크와 같은 하드웨어적인 문제를 OTA를 통해 개선한다는 점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스마트폰과는 다르게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이 되는 만큼 안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스마트폰은 아무거나 업데이트해도 안전상에 문제가 없지만, 자동차는 다릅니다. 브레이크와 같이 안전과 밀접하게 연관된 부품을 개선한다면 규제 당국의 승인을 우선 받아야 합니다.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를 밟는다면 아무리 못 해도 수개월이 걸릴 텐데 테슬라는 1주일도 안 돼서 OTA를 통해 브레이크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선진국에서 이렇게 하드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것은 대부분 불법입니다. 모델3은 당시 미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으며 차량수가 많지 않았기에 가능했습니다. 그 당시 차량 판매 대수가 적어서 규제기관에서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불법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형식 승인 제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자동차가 판매되기 위해서는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차량이 FMVSS 또는 캐나다의 CMVSS와 같은 모든 규칙을 준수함을 인증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NCAP와 그 이외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규제당국이 점검할 경우를 대비하여 자동차 회사들은 모든 테스트와 문서를 통과해야 합니다. 일단 통과가 되고 나면 그 이후에는 차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별로 걱정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유럽, 인도, 중국, 일본 및 기타 여러 국가에서는 규정 준수를 당국에 입증해야 합니다. 규제 기관이 만족하면 규칙에 대한 "적합성 인증서"를 발급합니다. 흔히 '자동차의 출생증명서'라고 불리는 이 CoC는 형식 승인의 기초가 되며, 이를 통해 자동차를 판매 및 운영할 수 있습니다.

 

형식 승인 요법은 국가마다 다릅니다. EU에는 WVTA 또는 "전체 차량 유형 승인"이라는 한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WVTA는 무역 협정의 방식으로도 EU 외부의 많은 국가에서 허용됩니다. 다른 국가에는 자체 규칙이 있지만 미국 도시의 전기 코드가 미국 전기 코드인 NFPA70을 사용하는 것처럼 대부분은 100개 이상의 유엔 규칙 세트를 따릅니다.

 

이러한 UN 규칙의 핵심 신조 중 하나는 일단 형식 승인받으면 새롭거나 업데이트된 형식 승인이 없는 한 자동차의 구성 요소나 시스템을 변경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구요? 변경된 구성 요소가 형식 승인된 구성 요소와 동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업데이트된 테슬라 브레이크의 경우 이러한 과정들을 건너뛰고 그냥 해버림으로써 불법이 됩니다. 앞으로는 2018년 때의 브레이크 업데이트처럼 정지거리를 6m씩이나 단축하는 과감한 업데이트는 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테슬라가 차량 판매 대수가 적은 편이 아니므로 큰 성능의 업데이트를 하게 되면 그 영향력이 무시하기 힘들게 되고 만에 하나 잘못됐을 시 그 피해가 엄청날 것이기 때문에 책임을 감당하기 힘들 겁니다. 앞으로 업데이트가 된다면 규제당국의 시선을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업데이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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